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낌변 독서

[북리뷰]40대 후반 언니의 요요 없는 16kg 감량 노하우

 

 

작가님?

 

소소한 근육과 슬기로운 식사가 필요합니다
국내도서
저자 : 박영희
출판 : 봄날에 2019.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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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우리나라 여성들의 과반수, 아니 대다수는 새해 목표의 단골손님이 다이어트가 아닐까? 나도 매년 마찬가지였지만 연초에 바짝 쪼다가 설날(구정)에 한 번 내려놓고, 여름에 비키니를 입는 걸 목표로 했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포기하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연말이 다가오고 잦은 송년회와 크리스마스를 핑계 대며 1월에 세운 목표를 슬그머니 내년으로 미루곤 했다 😅

 

그런데 내게 2020년은 만 나이로 마흔이 되는 특별한 해이기도 하고, 작년 12월에 인생 최고 몸무게를 갱신하고 크게 충격을 받은 덕분에(?)라도 올해는 꼭 10년 전 나의 리즈 시절 몸매로 돌아가자고 마음먹고 1월 초부터 진짜로 다이어트를 시작! 1월 15일부터는 눔(https://noom.co.kr/moneyback.html) 앱도 깔아 12kg 감량을 목표로 코칭을 받고 있다. 그러던 중 1월 21일(날짜도 기억함) 우연히 박영희 작가님의 소소한근육과슬기로운식사가필요합니다 브런치를 접하게 되었는데, 49세에 다이어트를 시작해서 1주일에 1kg씩 4개월 동안 16kg를 뺐다는 성공담에 완전 솔깃! 바로 리디북스에서 책을 구매한 후 하루 만에 다 읽어버렸다.

 

서른 중반까지 52킬로 아래로 유지하다가 야금야금 살이 붙어 어느 날 문득 체중을 재어 보니 58킬로였다. 

작가님이 다이어트를 시작했을 때 164cm/65.5kg(현재는 49.5kg를 유지중이시라고. 작가님 바디프로필 사진은 여기!)였다고 하니 현재의 나랑 키나 체중이 비슷해 더욱 공감이 갔다. 나도 10년 전까지는 특별히 신경 안 써도 48-49kg를 유지했는데, 2012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직장인이 되면서 야금야금 살이 붙더니 30대 중반인 4년 전쯤 심리적 마지노선인 55kg를 넘겨 엄청 충격을 받았더랬다. 그래서 말로는 늘 다이어트를 한다고 하고 다녔는데아가리어터 생활 패턴이나 식습관이 살찌는 쪽으로 완전히 바뀌어버린 것인지 점점 멀어져 가는 앞자리 "4"의 몸무게여 😭

 

연애하고 살 찐 사람 손!

연애를 시작할 무렵은 힘들었던 상황을 벗어나서 경제적으로 안정되기 시작했기에 자신감도 생겼고, 설렘 가득한 연애까지 하게 되니 내 삶이 참 괜찮은 것 같았다. 매일 남자친구와 독특한 음식점과 분위기 있는 술집을 찾아다니며 소소하고 만족스러운 나날을 보냈다.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는다는 건 자주 나를 들뜨게 했고, 멋진 장소를 찾아내면 둘만의 비밀스러운 발견을 공유하는 것처럼 애틋했다. 그런 소박한 행복을 나눌 사람이 곁에 있었기에 마음이 든든했다. 각별한 음식으로 속도 늘 든든했다.

게다가 재작년 여름 지금 남친을 만났는데 둘 다 워낙 애주가라 데이트할 때마다 밤늦게까지 맛난 안주에 술을 마셔댔더니 반년 새 5kg가 넘게 쪄서 앞자리가 바뀐 게 아닌가? (억울하게도 남친은 하나도 안 쪘다는 😒) Happy Fat이라며 좋게 이야기해주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고슴도치였던 엄마도 급기야 "내 딸이 이렇게 살이 찔 줄은 몰랐네"라며 볼 때마다 잔소리를 하고, 그 좋아하던 청바지나 핫팬츠 다 못 입게 되어 옷장 깊숙이 처박아두고, 펑퍼짐하고 편한 옷만 골라 입고, 셀카가 아닌 남이 찍은 사진엔 웬 통통녀가 들어 있고 😓 다이어트를 한다고 해봤지만 줄어들지 않는 몸무게에 스트레스 받아 체중계를 치워 뒀다가 작년 12월에 거의 1년 만에 재봤더니 급기야 인생 최고 몸무게를 또 갱신 😱

 

마흔이 넘어 호르몬 변화로 나잇살 찐 건데요

살이 찌기만 하고 빠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나이 탓인가 싶었다. 마흔이 넘으면 호르몬 변화로 살이 잘 찐다는 말은 편리한 구실이었다. 살이 찌는 건 내 탓이 아니라 나이 탓이라 생각하니 죄책감은 좀 덜었지만, 이전보다 덜 먹어도 살은 찔 수밖에 없으니 살은 이제 못 빼는 거라는 자포자기 심정이 되었다. 나이가 들어도 군살 없는 사람은 연예인이나 특별한 유전자를 가진 뭐 그런 사람들뿐인 것 같았다.

사실 30대가 됐을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게 들은 소리가 나이가 들면 신진대사가 느려져 살 빼기 어렵다는 얘기였다. 그래서 다이어터가 된 이후에는 말로는 맨날 뺀다고 하면서도 내심 나잇살이라 절대 안 빠지면 어쩌지? 다시 40kg대로 돌아가는 건 불가능하겠지? 하며 약간은 자포자기하는 심정도 있었다. 

 

바지에 다리가 끼어 안 올라가고, 재킷은 팔이 끼여 안 들어가는 게 뭐 그리 대수라고, 내가 못나서 그렇다는 터무니없는 자학의 감정에 발이 걸려 꼬꾸라졌다. 그렇게 자신감은 바닥을 쳤다. 십몇 킬로 찐 게 하늘이 무너질 일도 아닌데 말이다.

아니다. 하늘이 무너질 일 맞다 😩 여기까지는 작가님 얘기가 내 얘기 같고 내 얘기가 작가님 얘기 같고 사실 다이어터들은 폭풍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 그런데 40살도 아니고 50살을 코 앞에 둔 여자가 그것도 통증증후군(섬유근육통)으로 과격한 운동도 할 수 없었던 사람이 매주 1킬로씩 4개월 만에 16킬로를 뺐다니 도대체 어떻게?

 

하루 한 끼를 푸짐하게 먹고도 체중 감량과 건강을 모두 챙긴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채소를 많이 먹는 저탄수화물 식사에 간헐적 단식을 병행하면 된다. 주 5일 이상 16시간 간헐적 단식을 하거나, 주 2~3회 정도 24시간 간헐적 단식도 좋다. 간헐적 단식은 굶는 것이 아니고 몸을 비우는 것이며, 공복 기간을 가져 몸의 에너지 대사를 활발하게 만드는 것이다. 간헐적 단식을 하면 몸이 건강하게 재생되고 독소는 말끔하게 청소된다. 배고프지 않게 잘 먹으면서도 거짓말처럼 살이 빠진다.

16:8의 간헐적 단식과 저탄수화물식, 그리고 소소한 근육을 만들 수 있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작가님의 비법이었던 것이다! 사실 비법이라기 보단 다들 알고 있는데 실천을 못하는 거지만. 게다가 그 운동이라는 것도 스쿼트 30회, 와이드 스쿼트 30회, 푸시업 10회 3번, 그리고 약 30-40분의 유산소 운동 정도로 하루 1시간도 안 걸리는 하찮은(?) 수준이었다. 그래서 유산소는 둘째치고 매일 10분만 내서 근력운동을 하자고 다짐했는데, 사실 하루 10분이라는 게 정말 얼마 안 되는 시간인데, 스마트폰 보고 있으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는 시간인데, 이런 소소한 운동에 할애하는 건 왜 그렇게 어려운지. 그래도 일주일에 3~4일은 꾸준히 하고 있는 나 칭찬해! 😌

 

스쿼트, 푸시업으로 무슨 근육이 생기냐고?

솔직히 나도 체지방 0%에 탄탄한 식스팩을 만들면 어떨까 상상해 봤다. 하지만 나는 통증 증후군이 있어서 남들처럼 높은 강도의 운동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식스팩은 다음 생으로 미루고 소소한 근육을 만들었다. 앙증맞은 복근에다가 상체와 허벅지에는 제법 단단하게 근육이 붙었다. 하루 10분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어떤 장소에 있든지 바로 할 수 있는 스쿼트와 푸시업으로 소소한 근육을 만들어서 살을 쑥쑥 빼고 요요 없이 다이어트에 성공하길 바란다.

어쨌든 작가님의 브런치와 책을 읽고 나서는 진짜 나보다 열살 많은 언니도 해냈는데 우울증도 통증증후군도 없이 건강한 나는 못할 이유가 더욱 없다는 생각이 들며 엄청난 동기부여가 되었다. 그렇게 이 책에 자극받고 "눔 코치"의 도움을 받아가며 소소한 근육 운동과 슬기로운 식사를 해서 한달 동안 2.5킬로 정도 빠져서 신나하고 있었는데! 그랬는데! 한 2주 전부터 정체기에다가 최근에는 대자연으로 인한 체중 증가 콤보를 맞고 매우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중 또르르 😢

 

지긋지긋한 다이어트 정체기에 그만 포기할 뻔하다

첫 6주에 8kg이 빠진 후로 한 달 가까이 이어진 답답한 정체기로 몹시 조급해졌다. 내 몸을 리셋하는 방법밖에는 없어 보여서 72시간 단식을 하기로 했다. 생각보다 배고프지 않은 상태로 이틀째 저녁 전까지 정말이지 잘 버텼다. 언제나 해가 지면 정체를 드러냈듯이 이번에도 식욕은 놀라운 위력으로 나타났다. 48시간이 막 됐을 즈음에 급격하게 휘몰아친 배고픔과 폭식의 욕구는 도저히 내 의지로 억누를 수 있는 강도가 아니었다. 나는 미친 듯이 먹었다. 그 와중에도 탄수화물의 유혹을 참아낸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날 나는 해물탕 2인분과 생선 2마리를 순식간 해치웠다. 짜디짠 국물까지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후룩후룩 다 마시고는 짠 국물로 속이 부대껴 벌꺽벌꺽 물을 연거푸 마셨다.
폭식 바로 직전에 몸무게를 측정했을 때 이틀간 굶었는데 허망하게도 1g도 줄지 않은 상태였다. 음식 섭취를 조금도 하지 않았는데도 몸무게가 줄지 않았다는 건 내 몸이 체지방을 에너지로 하나도 안 썼다는 말인데, 그러면 나는 도대체 무슨 에너지로 이틀 동안 살아있을 수 있었는지 의아했다. (to be continued... 책에서 확인하세요 😉)

하지만 작가님도 한 달 가까이 정체기를 겪었다는 말에 많이 위로받고 힘내는 중이다. 게다가 난 정체기에 급성위염 때문에 본의 아니게 하루 단식에 3일 금주까지 했는데 1g도 안빠졌...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하여

이제 곧 지천명의 나이가 된다. 하늘의 지혜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나를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 알게 되었다. 몇 달간 참을성 있게 단련된 몸은 비옥해지고 생생하게 피어난 듯하다. 열린 마음은 봄날의 햇볕을 따라 유연하게 살랑거린다.
여러분이 마흔에 들어섰거나 마흔몇을 살고 있다면 이제는 외부의 센 바람에 맥없이 펄럭거리지 않도록 단단해질 때다. 몸과 마음의 이야기에 고요하게 귀 기울여 자신을 이해해주고 위로해 줄 나이다. 맞부딪히는 충격에 잠시 휘청하더라도 영영 무너져 버리지 않도록 소소해도 견고한 근육을 만들자. 슬기로운 식사로 통증 없고 군살 없이 건강하고 행복해지자. 사소하고 작은 변화로 삶에 잔잔한 기적을 일으켜 보자.

결국은 적게 먹고 운동을 하라는 공자님 말씀 같은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의 하나의 변주곡이지만, 30-40대, 나아가 50대의 여성들에게는 제대로 동기부여를 해줄 수 있는 책이라고 장담한다. 다만 16:8 간헐적 단식을 포함하여 저탄수화물식까지 작가님의 방법에 과학적 근거를 대지만 아무런 자료를 인용하지 않아서 이 부분은 맹신하지 말고 직접 정보를 찾아보고 공부해 볼 필요는 있다.

나도 앞으로 3개월 뒤 12kg 감량 성공해 바디프로필 찍고 자세한 후기를 올려서 작가님처럼 또 다른 나에게 롤모델이 되어주고 싶다. 낌변 화이팅 💪

 

낌변 별점: ★★☆

한줄 서평: 30-40대 다이어트가 목표인 여성은 무조건 필독!